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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012 - 호주 이야기/호주 워홀 팁

* 호주 워킹 홀리데이 - 맹장염에 걸렸어요!

by lifewithJ.S 2012. 5. 3.

 


 

 

 

가장 힘들었던 기억, 색달랐던 기억을 이야기하자면 호주에서 맹장수수을 했던 기억이 단연 1위일 것이다. 지금도 호주에서 배가 아픈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맹장을 검색하여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경험을 토대로 이 글을 하나 올려놓아 본다.

 

1. 증세?

일단 사람마다 맹장염은 다르게 온다고는 하나 나의 경우 대단히 심한 고열을 동반한 구토증세가 있었다. 아랫배에 통증은 물론이고 열이 엄청나게 올랐고 병원에 가기 직전에는 어지럼증으로 걷지도 차에 제대로 누워있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급성맹장염의 경우 아마도 비슷한 증세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2. 앓았던 시간?

           요것도 분명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되는데 통증을 느끼고 난 뒤,

              나는 거의 10시간이 채 안되어 응급실에 실려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와서 권하는 것은 고열을 동반한 통증이 있다면 지체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라는 것이다.

        고열이라는 것은 내 몸이 보내는 신호다. 내가 '이만큼 아프니 빨리 처치를 해달라' 라는 신호인 것이다. 모르는 만큼 무식하다고 그런 신호를 계속 무시했던 나는 맹장이 엄청나게 크게 부풀어 결국 씨티촬영까지 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러니 고열을 동반한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빨리 찾길 바란다.

 

3. 어느 병원으로.... ?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병원 응급실 모습

 

분명 동네에 GP는 하나씩 다 있을 것이다. 브리즈번 1존에 거주했던 나는 주로 시티 마이어에 있던 GP를 이용했었다. 물론 GP를 이용하는 가격은 만만치가 않다. GP 한번 가면 감기냐? 아니냐? 이거 봐주는데 60불 정도를 받으니 억울할 수도 있다. (나도 웬만큼 아파서는 GP 를 찾지 않았다.) 열을 동반하지 않은 미약한 복부 통증이라면 모르겠지만 계속 지속되는 엄청난 통증과 구토, 고열을 동반한다면 GP는 추천하지 않는다. (바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 -_-) 나는 사실 큰 병원을 찾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내가 앓은 날이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무쟈게 큰 (우리나라로 따지면 3차 병원 정도의) 주립 병원,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응급실에 들어가자마자 항생제 투약, 씨티 촬영, 수술이 착착착 진행이 되었고 덕분에 빠른 입원과 퇴원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4. 비용은 얼마?

 

워홀러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비용일 것이다.

흠.... 일단 응급실 한번 이용료는 대략 500불 정도다. 아무리 작은 것을 봐준다 한들, 응급상황이든 아니든 오백불은 그냥 나간다. (응급실 2번 가서 천불....OTL) 그리고 얼마 얼마 들었다고 구지 쓰진 않겠지만 입원 + 씨티촬영 + 수술 하여 ..... 사천 팔백불 정도 나왔다..... 진짜 적지 않은 돈이다. 메디케어시스템 아래 있지 않은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게 호주의 의료 시스템이다. 따라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반드시 반드시 반드시!!!!!! 아무리 강조를 해도 모자라지 않다. 반드시, 여행자 보험을 들고 워홀을 떠나라는 것이다.

 

 

     나도 사실 여행자 보험을 들을 때만 해도

     '아 돈 아깝다, 안아프면 되지'

     라고 생각했었다. -_- .... 근데 이게 웬일.

     한국에서도 수술한번 해본적 없던 내가 호주에서 맹장 수술을

     하게 될 것 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냔 말이다.

     상해와 질병이 보장되는 여행자 보험은 이십만원이

     아깝지 않았다. 비용은 호주에서 다 지불했지만 꼬박꼬박 챙겨온

     모든 증빙서류를 제출하여 나는 맹장 수술에 들어간 돈을

     보험으로 다 보상받을 수 있었다. 사람일은 한치앞도 알 수 없다.

     난 건강하니까,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호주에 가서 아파도

     끙끙 앓고 병원은 못가 하다가 정말 큰일이 일어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들고 가자.

     어떤 사람은 맹장을 미리 떼고 간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방법은

     좀 지나치게 오바인 것 같고. 내 몸하나 챙길 수 있는 보험 정도

들어두는 것은 현명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반드시 하고 나가야하는 부분은 치과치료일 것이다. 치과치료와 같은 부분은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으니 미리미리 하고 나가자. 보험의 내용을 숙지하고 약관을 읽어두거나 잘 보관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이야기는 호주의 주립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약간 우려가 되어 하지 않으려고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그래도 꼭 필요한 정보이길래 하나 덧붙인다.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갔던 병원은 돈 걱정을 하게 만들진 않았다. 일단 물어는 보더라.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겠느냐, 사회복지사를 불러줄까 등등. 그렇지만 이들의 시스템은 일단 치료를 하고 집에 돌려보낸 뒤, 집으로 청구서를 보내준다. 그럼 청구서를 받은 나는 돈을 마련하고 다시 병원에 들러 지불하면 된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갔던 병원은 수납창구가 정말 한층에 하나 떨렁... 할아버지 혼자 지키고 있더라. 바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돈이 있어야만 병원을 간다는 압박감을 덜 느낄수 있다. 따라서 심하게 아프면 반드시 돈이 없어도 큰 병원 (아마도 퀸즐랜드 주립병원 시스템일 수도 있지만) 을 들르라는 것이다. 나는 돈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서 처음 노티스에는 바로 돈을 내지 못했고 두번째 노티스에 전액을 다 현금으로 페이했다. 창구 할아버지 엄청 깜짝 놀라시더라. -_- 그러면서 어느 나라에서 왔냐며, 이렇게 큰 돈을 외국인이 준비해왔냐며. ㅋㅋ 그도 그럴것이 오백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확 내버린 셈이니 말이다.

 

사실 이러한 시스템을 악용하여 치료만 받고 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 다신 호주엔 못들어가겠지만, 그걸 감수하고 걍 도망가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 시간을 주면 어떤 막노동을 해서라도 퇴원후에 분명 돈을 준비할 수 있다. 그만큼의 기간을 준다. 양심적으로 살자. 외국에 나가면 한명한명이 다 외교관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또, 당신이 '난 다신 호주에 안들어가면 되지'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나중에 분명! 호주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테고 그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 도망자, 범법자가 되어 살지는 말자.

 

 

호주에서의 삶은 분명 한국에 찌들었던 사람들에게 상당히

프레쉬하고 멋진, 살아가면서 절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럴려면 정말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해야 한다.

몸소 체험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그것을 체험할 수도 있는 사람들

에게 미리 이런 말을 전하고 싶었다. 이 정도면 꽤 자세히

설명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혹시나 더 자세한 질문 사항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대답을 드릴테니 남겨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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