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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012 - 호주 이야기/브리즈번 일기

호주 브리즈번 일기 - 정직하게 삽시다!

by lifewithJ.S 2012. 1. 27.


아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일찍 나와서 안뛰어 기차역까지 왔더니 .......................................
가방을 아무리 뒤져도 고카드가 없다... ㅠ_ㅠ 

 
또 하지도 않는 가방정리를 오랜만에 한다며 물건들을 가방에서 꺼내서 살포시 책상위에 뒀는데... 그때 고카드를 빼두고 왔던 것 같다.
 
기차역에 서서 한참을 망설였다. 
내 머릿속에는 3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1. 뛰어가서 고카드를 가져온다. - 결과 : 기차를 놓친다. 

2. 돈으로 티켓을 산다. - 결과 : 평소보다 2불을 더 내고 기차를 타야한다. (정말 배아픈 일이다, 안그래도 기차타고 다니는 차비가 얼만데 ㅠ_ㅠ) 

3. 무임승차를 한다. - 결과 : 검사하는 사람이 없는 사우스 뱅크 역 쯤에서 내려서 패딩턴까지 걸어가야 한다. 걸어가는 시간 1시간 소요. (집에서 1시간 반전에 나와서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2번과 3번으로 좁혀져 무임승차를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다가...... 
역시 간이 작은 나..... 무임승차는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실, 예롱가와 같이 시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기차에 탈때 검사하는 사람이 없다. 
센트럴 역이나 로마 스테이션은 문을 통과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필요하지만 
이쪽 세계에서는 한 정거장 정도는 거의 돈을 내지 않고 타고 다닌다. 

2불을 더내야 한다는 이유로 (우리집에서 시티까지 돈으로 가면 4.60불이다.. 그말은 한국돈으로 오천원이라는 거...)
배가 너무너무 아파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터덜터덜 티켓 파는 곳으로 가서 아저씨한테 기차 비용은 왜이리 비싸냐는 둥, 대중 교통 이용 못하겠다는 둥 마구마구 하소연을 하며 (상당히 귀찮아 하셨다) 티켓을 끊어 기차를 탔다. 

기차를 타고 한정거장 지났을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크게 외쳤다!


아싸!!!!!!!!!!!!!!!!!!!!!!!!!!!!!!!!!!!!!!!!!!!!!!!!!!!!!!!!!!!!!!!!!!!!!!!!!!!!
이 순간을 기다렸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Trankslink 사람들이 기차표를 검사하시겠단다!!!!!!!!!!!!

신기하게도 그 9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출근시간이기도 한 그 시간에 열차 전체를 검사하신단다.
열차는 한동안 멈춰있었고 정말 단 한명도 화를 내거나 빨리 가야한다는 등의 말 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예상한대로 몇몇분들은 티켓을 소지하지 않았거나 고카드를 찍고 타지 않은 이유로 쫓겨나주셨다. 
꽤 여러번 검사를 걸려봤지만 요번만큼 통쾌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으면서도,
무임승차 했으면 망신좀 당했겠다 싶어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버스를 갈아타야해서 버스에 올랐는데 2명의 경찰이 올라타더니 이번엔 '컨세션'을 끊었는지를 검사했다. 
컨세션이란 학생할인을 말하는데 이 경우에는 학생증을 제시해야한다. 
아... 학생으로 안끊길 정말 잘했다, 정말 순간 정직하게 어른 티켓으로 제대로 표를 끊어온 내가 대견스러워졌다.

파란색이 어덜트, 초록색이 컨세션 (학생용)


 

많은 분들이 Adult로 끊으면 돈이 많이 드는 관계로 
컨세션으로 끊거나 컨세션 카드를 썬브리즈번 같은 곳에서 사거나 하는데 버스 안에는 한 청년이 경찰들에게 컨세션 카드를 보여주며 (절대 학생같이 안생겼다. 조폭이라고 해도 믿을듯 했다) 학생증 집에 두고 왔다고 징징 거렸다. 

사람은 역시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며 
내 스스로를 칭찬했던 하루였다. :) 

- 2011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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