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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012 - 호주 이야기/호주 워홀 팁

호주 브리즈번 일기 - 내가 사랑하게 된 뮤지컬 'Wicked'

by lifewithJ.S 2011. 2. 1.



뮤지컬 "Wicked"가 사람들의 입을 타기 시작했을 때, 주제가 '오즈의 마법사'라는 것에서부터 나의 이목을 정말 확! 끌어갔던 뮤지컬 'Wicked'를 드디어 호주에서 보았다.

호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 브리즈번 이곳 저곳에서는 'Wicked'의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포스터는 나를 너무나도 자극했지만 그래도 참고 참던 중, '어글리 베티'라는 미드를 보다가 우연히 또 그 내용에서 남녀 데이트 장면에 'Wicked'를 보러 가는 것을 목격! 또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화르르륵 타올랐다.
 
결국에는 없는 돈이지만 긁어모아 보기로 결심을 했다.1월부터 무대에 올려진다는 Wicked, 예매는 1달 전에 치열한 경쟁률을 뚤어가며 해야했다, 1달 전이었지만 이미 예매는 거의 끝난 상황이었기에 정말 이리저리 뒤적뒤적 거려가며 예매를 해야했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Wicked는 지금 Lyrics Theater에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홍수 피해로 인해서 모두 잠겼던 Southbank 였기 때문에 1월 1일부터 1월 24일까지 예정되었던 공연은 미루어졌고 결국 25일부터 공연장이 다시 문을 열어 27일, 예매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내용은 ...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를 기억하는가?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를 보면 그 기발한 상상력에 놀란다. 하늘을 나는 집,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는 심장이 없는 깡통로봇, 용기가 없는 사자, 허수아비 등을 만나서 착한 마녀의 도움을 받아 나쁜 마녀를 물리쳐 모두들 원하는 것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 'Wicked'는 오즈의 마법사 스토리에 등장하는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의 과거를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착한마녀 글린다와 나쁜마녀 알파바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 알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만 머리가 명석하고 심지가 굳은 친구다. 그에 비해 정말 귀엽고 어여쁘게 생겼지만 허세가 심하고 온통 연애나 미에만 관심이 있는 글린다. 두사람은 처음엔 서로 싫어하는 사이였지만 결국 여러 사건을 통하여 절친한 친구가 된다.

절친한 친구가 된 알파바와 글린다



그러나 오즈의 마법사 동화에서 묘사한 것과는 다르게 알파바는 심술궂지도 그다지 밉지도 않으며 오히려 당당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꿈이 많은 캐릭터로 묘사가 된다. 자신의 소망대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갔던 알파바, 그러나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게 되고 동물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알파바의 노력때문에 오히려 알파바는 점점 악한 마녀로 몰리게 된다. 결국 알파바는 우리가 아는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대로 도로시 일행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기발한 상상력, 탄탄한 짜임새, 정치적 풍자


공연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사람을 압도 시키는 것이 무대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갔을 때도 그랬다. 무대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었다.


화려하고 신기하게 생긴 무대에 압도당한다



이 뮤지컬을 보며 감탄한 점, 주인공들의 실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이 뮤지컬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을 이야기하자면 기발한 상상력이라 할 수 있겠다. 그냥 꾸며냈다고 하기엔 못믿을 정도로 오즈의 마법사와 아귀가 맞는 스토리 짜임새와 상상력, 그리고 알파바가 일명 '나쁜 마녀'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할 수 밖에 없게 된 이유를 오히려 오즈의 마법사보다 더 원작인양 그럴싸하게 풀어가고 있다.






주인공들은 하나하나 전부 개성이 넘치고 그 이야기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인지 시작은 오즈의 마법사이지만, 보다보면 그 내용과는 별개의 재미난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고 빠져들다보면 그 안에 또 오즈의 마법사 스토리가 녹아있음을 발견하여 저절로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동심의 동화 배경을 갖고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내면에는 어른들의 눈에 보이는 정치적인 풍자도 숨겨져 있다. 뛰어난 마법 실력에 똑똑한 알파바를 사람들은 (물론 외모때문이라지만) 배척하고 따돌리며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파벌을 만들어 비판하고 마녀사냥처럼, 진짜 "마녀"로 몰아간다.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점들이 어른들 눈에는 분명 보였을 것이리라 생각된다.

영어로 들은 뮤지컬이었지만 쉬운 영어 진행과 재치 유머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신나고 즐겁게 보았던 뮤지컬이었고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Lyrics Theater...

넓은 Lyrics Theater의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


호주 브리즈번 뮤지컬 극장은 어떨까?
뮤지컬 극장으로 지어진 것도 아닐텐데 너무나도 아늑하고 뮤지컬에 딱 걸맞게 되어있다. P석이었으니 16번째 줄이었지만 무대가 정말 잘 보여 보는데 별로 문제가 없었다. 뒷쪽까지 사람들을 한까득 메운 Lyrics Theater, 정말 놀라웠다.
분위기는 여자들은 다 정장차림, 남자들도 긴바지 혹은 정장차림이다. 그건 호주 뿐만 아니라 뉴욕이나 런던도 마찬가지일 듯 한데, 갑자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런던에서 반바지에 나시티 차림으로 갔다가 망신당했던 생각이 나서 혼자 쿡쿡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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