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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간호

[2012년 10월 29일] 배뇨/배변요구, 이젠 달라졌어.

by lifewithJ.S 2012. 12. 26.





간호학과에 편입하면서 가장 염려스러웠던 부분 : 이게 과연 내 적성에 맞을까? 피보는 걸 무서워하는 내가 들어가서 피뽑다가 기절하는 거 아니야? 환자의 소,대변을 받아내거나 할 수 있을까? 환자의 상처를 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밥먹고 해야하는데 괜찮으려나? 


이런 사소한 질문들이 계속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었다. 그러다가 편입을 했고 편입후에는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런데 말이지, 배뇨요구와 배변요구 파트를 공부하면서 진심으로 깨닫게 된 점! 직업 의식이 생기게 되면 모든 것에 있어서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구나 하는 점이었다. 


호주 차일드 케어 센터에서 일했을 당시, 2살배기 아기 12명의 기저귀를 하루에 몇 번씩이나 갈면서 생겼던 버릇은 아이들의 더러워진 우부부 >_< 된 기저귀를 열심히 살피는 것이었다. 피피나 응아의 색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이물질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상태는 어땠는지를 꼼꼼히 살펴 부모님께 보고해야 했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그런 것도 법적으로 지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피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의무 중 하나였다. 


한국에 돌아와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식사중에 아이들의 응아를 열심히 관찰했다는 말에 친구들의 극.심.한 야유를 들어야 했던 적이 있다. 밥먹는데 더러운 이야기를 한다며. 그 때, "응??? 왜???" 라고 대답했었는데, 나에게는 그다지 더러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안들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어른들의 대소변을 보면서 괜찮을까? 생각했었지만 역시나, 직업이 되면 다른 이야기가 되는구나 싶었다. 비디오를 보면서 공부를 하면서 사람들의 소변과 대변의 양상은 건강상태의 지표인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러면서 역시나, 거부반응이 줄어들고 있다. 


관장과 유치도뇨는 쉽지가 않았다. 진짜 사람이 아니라 모형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몇 배는 더 쉬웠을 법도 한데 그런데도! 손에 익지 않은 술기는 역시 늘 까다롭다. 관장은 기본적으로 대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대변 및 가스제거를 위해 실시한다. 대변을 몇 일동안 보지 못한 것도 불편할텐데, 그 안에 튜브를 끼우고 이물질을 넣어 배출시킨다니 환자들이 얼마나 힘들어 할까? 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의료를 행하는 사람들, 특히 우리들! 아니 특히 나! 충분히 연습하고 숙달된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손을 깨끗이 소독한 다음 물품을 준비하고 관장용액을 따뜻하게 준비한다. 내가 공부를 하며 헷갈렸던 부분은 관장용액의 온도와 직장좌약의 온도였다. 관장은 용액을 따뜻하게 준비해야 하는 반면 직장좌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좌약을 차게 보관해 투약해야 했다. 직장좌약은 차게 삽입해야 좀 더 쉽게 들어간다고 나와있었다. 아직 실무 경험도 없고, 마네킹으로만 하니 멀 알 수가 있어야지. 인형이 말해줄 것도 아니고. -ㅅ-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스크린을 치고 장갑을 내과적 무균술을 이용하여 착용한다. 이 때, 환자는 좌측위 또는 심스체위를 취하도록 한다. 환자가 심호흡을 하거나 '아~'하는 소리를 내면 윤활제를 바른 직장관을 배꼽방향으로 직장에 삽입한다. 관장용액이 든 용기는 30센치미터 정도 위로 들어 용액을 중력에 따라 천천히 주입시킨다. 가능한 5~10분정도 보유하도록 하고 화장실에 가도록 한다. 보통은 오랫동안 참지 못한다고 한다. 몇몇 침대와 화장실이 붙어있다는 아산병원의 병동이 배려있게 느껴졌다. 


골든타임에서 인턴 강제인이 '렉탈검사'를 하다가 환자의 항문이 찢어졌던 사건이 떠올라 다시 한번 돌려봤다. 그 당시엔 그저 뭔가 검사를 했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이제서야 아, 그게 그 검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씩 배워가며 알아가며 드라마를 완전히 씹어 소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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