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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간호

[2012년 10월 22일] 시험이 끝났다 -

by lifewithJ.S 2012. 10. 30.




폭풍같은 2학기 중간고사가 지나갔다. 유난히 힘든 일이 많이 겹쳤기에 폭풍보다도 더 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버티기 힘든 시간이었다. 아, 실습 시험도 끝났는데 역시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연습을 하고, 하고 또 했지만 역시 누군가가 - 걍 누군가가 아니지, 교수님이 - 지켜보고 있을 때에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손끝이 시려울 정도로 차가워지더라구. 손발 시려움. -_ㅠ  


진짜 많이 연습했는데, 연습할 때, 차근차근히 생각해가며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여러 번 했었는데 몸의 기억이라는 것은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건지 기억이 싹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특히 그간 연습했던 것과는 다르게 물품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약간 굳은 것도 사실이었다. 돌이켜 보았을 때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요런 점들이 있었다.  


1) 시간 준수 : 시간이 약간.. 대략 30초 정도 지난 것 같았는데 연습을 했을 때보다 물품을 챙기는 데에 시간을 소모한 것 같다. 익숙했던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의 차이랄까. 연습 때에는 옮겨가는 트레일러 위에 키트를 펼쳐두고 준비했었는데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아서 그 부분에서 약간 허둥대어 시간이 지체됐다. 소변주머니를 침대 곁에 챙길 때에도 줄이 꼬이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했다.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다. 현실에서는 더 많이 일어날텐데… 당황하지 말고 했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당황한 것이 아쉬웠다. 아, 나중에 교수님한테 들은 말은 내가 10cc짜리 증류수가 아니라 5cc짜리 증류수를 챙겼다는 것. 아, 그것까진 정말 생각도 못했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2) 벌루닝 확인 : 시간에 쫓기다보니 벌루닝 확인을 확실하게 하지 못한 것 같다. 못한 것 같다라고 표현을 하는 이유는 사실, 그 프로시저를 하고 있을 때 즈음 시간에 쫓긴다는 급한 마음에 하나하나 잘 생각해가며 하지 못했기에 기억이 확실치가 않다. 벌루닝이 제대로 되었는지 살짝 잡아당겨보고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지도 물어봤어야 했는데 살짝 느낌만 보고 넘어간 것 같다. 연습할 때에도 많이 빼먹어서 또 빼먹었다며 머리를 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못하고 넘어간 것 같다. 이것도 교수님한테 들은 건데 벌루닝을 할 때 내가 5cc 증류수를 사용하는 바람에 벌룬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 벌루닝한 의미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 아. 그것도 생각 못했던 부분이었다. 



3) 차트 내용 : 내용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예상치 못한 교수님의 질문에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 간호사의 임무는 소변줄을 끼우고 소변 주머니를 달아두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지. 끝나고 나서는 환자에 대한 차팅을 해야 하고, 차팅까지 마쳐야 다 끝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콱 박아준 질문이었다. 대상자의 이름과 생년월일부터 시작하여 폴리카테터를 한 목적과 소변의 양과 색, 소변이 나오는 양상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누가 물어보아도 대답할 수 있게 이번 기회에 머리에 확실하게 담아둬야지. 



교육학을 하면서 테스팅 이론에 관하여 공부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명심해야 했던 점은 시험은 단순히 학생을 ‘잘했네, 잘못했네’ 하며 그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통하여 학생 스스로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으며,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리뷰노트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칭찬할 수 있는, 또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음, 점수는 생각한 것보다 역시 잘 나오진 못했다.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놓친 부분까지 꼼꼼히 이야기 해주시는 교수님께 감사했다. 점수가 안나온 건 아쉽지만 난 잼있게 했고 시험이라는 건 이미 말한 것처럼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내는 과정이니까. 중간고사를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진 못했지만 이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축나던 시기에 잘 버티고 중간고사를 무사히 마친 나 스스로가 대견하여 칭찬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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