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가 다가오더니 슬쩍 흰 봉투를 나에게 넘겨준다.
“엥? 이게 머예요?” 물었더니
“점심시간에 카드 썼어, 생일 축하해, 준”
허거.. 한번 얘기했을 뿐인데 카드까지 챙겨줄 줄이야!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중국 아주머니 세실리아가 카드를 챙겨주니 감동먹어서 아, 고맙다며 찐한 허그를 한번 했다. 그러자 곧이어 나의 가장 좋은 동료 리쉘이 다가오더니
“준! 왜 얘기 안했어!”
“웅? 머를요?”
“생일인거! 서른번째 생일인거 왜 얘기 안했어!”
라며 안그래도 그 큰눈을 더 크게 뜨며 이야기 한다.
“하하하, 머 대단한거라고 얘기하고 다녀요~” (속으론 은근 대단한거라 생각하며 ㅋㅋ)
“그래도, 서른번째 생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라며 못내 아쉬워하면서 문자라도 보내겠다며 얘기를 나눴다. 나의 가장 좋은 동료 리쉘
곧 우리 그룹 리더 세라가 아이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리쉘이 한마디,
“얘가 글쎄 내일 서른살 된대” 라고 하자 세라가 완전 쿨한 표정으로
“그래? 난 내일 서른 일곱살 되는데”
그러자 모두들 눈을 더 똥그랗게 뜨며
“진짜?????????????????”
“왜 얘기 안했어!!!!!!!!!” 라며 세라를 다그치자 세라는 그 특유의 차분한 웃음을 지으며
“그러는 너는 왜 얘기 안했어” 란다.
내 동생과 이름이 같아서, 또 차분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던 세라, 나랑 생일까지 똑같다니!
우리는 화장실 안에서 완전 축하축하 분위기로 네명의 스탭이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나는 호주에서 나의 생일을 맞았다.
생일날 머할거냐고?
사실은… 그래도 그럴듯하고 멋진 파티를 할까 생각했었는데
우리 차가 또 아픈바람에 ㅠ_ㅠ 거기에 돈을 써서 그냥 친구들과 조용히
저녁이나 먹을까 한다. 내가 미역국 끓여야지. ㅎㅎㅎㅎ
- 2011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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